골다공증은 중장년층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성 질환 중 하나로, 뼈의 강도가 약해지고 미세구조가 손상되어 골절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골밀도 유지를 위해 칼슘이나 비타민 D를 떠올리지만, 최근 들어 비타민K2가 뼈 건강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점차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비타민K2의 생리적 작용, 골밀도와의 관계, 그리고 효율적인 식이 섭취 전략에 대해 종합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비타민K의 종류: K1과 K2의 차이점
비타민K는 크게 K1(필로퀴논, phylloquinone)과 K2(메나퀴논, menaquinone)으로 구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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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K1은 주로 녹황색 채소에서 얻으며, 혈액 응고 기능에 주로 관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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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K2는 미생물 발효 또는 일부 동물성 식품에서 생성되며, 뼈 대사와 혈관 건강에 더 깊이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비타민K2는 체내 반감기가 길고, 지방 조직에 더 오래 머무르며 골 조직으로의 이동성이 뛰어나 뼈 건강에 있어 더 유리한 구조적 특성을 가집니다.
비타민K2의 뼈 관련 주요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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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테오칼신(osteocalcin)의 활성화
비타민K2는 뼈 형성 세포인 **골아세포(osteoblast)**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인 오스테오칼신을 ‘γ-카복실화’라는 과정을 통해 활성화합니다. 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오스테오칼신이 칼슘을 뼈 조직에 효과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습니다. 비활성화된 오스테오칼신은 뼈 형성에 기여하지 못하며, 혈중에 떠돌게 됩니다. -
칼슘의 ‘적절한 위치’로 이동 유도
비타민K2는 칼슘을 뼈로 유도하고 혈관으로의 축적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혈관 석회화를 억제함으로써 심혈관계 건강에도 이점이 있으며, 동시에 골밀도 유지에 직접적으로 기여합니다. 칼슘의 흡수만을 강조하는 전략은 오히려 체내 오적분포를 유도할 수 있으며, 비타민K2는 이를 조절하는 데 핵심적인 조절자로 작용합니다. -
MGP(Matrix Gla Protein)의 활성화
MGP는 혈관 내 석회화를 억제하는 단백질로, 이 또한 비타민K2에 의해 활성화됩니다. 결과적으로 뼈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는 칼슘을 다시 뼈로 유도하는 이중 안전장치 역할을 하게 됩니다.
비타민K2 결핍 시 나타날 수 있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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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및 저밀도 골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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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테오칼신의 비활성화로 인한 칼슘 결합력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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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석회화 진행 위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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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연령층의 낙상 후 골절 위험 증가
특히 비타민 D와 칼슘만을 보충하고 비타민K2를 함께 보충하지 않는 경우, 체내 칼슘이 잘못된 위치에 축적되어 뼈가 아닌 동맥벽 등에 고착될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비타민K2의 주요 형태: MK-4 vs MK-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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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4: 반감기가 짧고, 동물성 식품(간, 계란 노른자 등)에 존재합니다. 빠르게 대사되지만 체내에 오래 남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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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7: 일본의 전통 발효식품인 낫토(natto)에 풍부하며, 체내 반감기가 길고 생체이용률이 높습니다. 일반적으로 골밀도 유지에는 MK-7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비타민K2 섭취를 위한 식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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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토: MK-7이 가장 풍부하게 들어 있는 식품입니다. 하루 40
50g만 섭취해도 100200㎍의 비타민K2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
치즈(특히 에멘탈, 고다, 브리 등 발효 치즈): 유럽의 숙성된 치즈에는 MK-8, MK-9 형태의 비타민K2가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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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노른자: MK-4 형태를 소량 포함하고 있으며, 일상식에서 쉽게 섭취 가능한 원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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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간: 레티놀과 함께 MK-4를 함유하고 있어 비타민 A 및 K2 보충에 유용하지만, 콜레스테롤 조절이 필요한 분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참고로 식물성 식품(케일, 시금치 등)에서 얻는 K1은 혈액 응고에 유리하나, 뼈 대사에 관여하는 MK-7과는 구조 및 기능이 다릅니다.
비타민K2 보충제 섭취 가이드
일반적으로 MK-7 형태의 보충제가 가장 권장되며, 하루 90~180㎍ 수준의 복용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비타민 D3, 마그네슘, 칼슘과 함께 복합제로 섭취하면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경우 비타민K 섭취량 조절이 필요하므로 의료진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최신 연구 동향과 임상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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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연구팀은 3년간 MK-7을 180㎍씩 매일 복용한 폐경기 여성군에서 골밀도 감소 억제 및 골강도 유지 효과를 입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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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연구에서는 낫토 섭취가 많은 지역일수록 고관절 골절률이 낮았으며, 이는 MK-7의 장기적 보호 효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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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부 연구에서는 비타민 D 보충만으로는 골밀도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며, 비타민K2의 동시 보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결론: 골 건강, 칼슘만으로는 부족하다
골밀도를 유지하고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칼슘 섭취에만 집중하는 전략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칼슘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중요하며, 비타민K2는 그 조절자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특히 폐경기 여성이나 고령자에게 있어 비타민K2는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 전략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필수 영양소입니다. 식이와 보충제를 통해 적절히 섭취하고, 비타민 D 및 마그네슘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이 바람직합니다.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영양소이지만, 골 건강이라는 영역에서 비타민K2는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