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 추출물 영양제, 기대와 연구 결과는 얼마나 다를까

부모님 댁 식탁 한쪽에 은행잎 영양제 통이 놓여 있는 모습은 낯설지 않습니다. 기억력과 뇌 건강에 좋다는 문구를 보고 챙겨 드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영양제를 꾸준히 먹으면 정말 달라지는지는 연구 결과를 따로 살펴봐야 알 수 있습니다.

은행잎 추출물 영양제, 기대와 연구 결과는 얼마나 다를까
AI로 생성한 이미지

은행잎 영양제는 어떤 형태로 먹나

이 글에서 다루는 것은 은행잎에서 뽑은 추출물을 담은 영양제입니다. 은행잎을 직접 먹는 이야기가 아니라, 알약이나 캡슐처럼 입으로 먹는 보충제가 중심입니다. 미국 국립보완통합건강센터(NCCIH) 자료를 참고하면, 먹는 용도의 허브 제품은 상당수가 식이보충제로 팔립니다.

이 자료가 설명하는 미국의 보충제는 약과 달리 판매 전에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지 않습니다. 안전성과 표시 사항을 판매 전에 확인할 책임은 제조사와 유통사에 있고, 안전 문제가 제기되면 그때 당국이 나서는 구조입니다. 보충제를 만들고 유통하는 규칙은 약보다 덜 엄격하니, 라벨을 꼼꼼히 읽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다만 우리나라 제도는 이 자료에 담겨 있지 않아 여기서 따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치매를 막아 줄까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이지만 연구 결과는 기대와 다릅니다. 자료에 따르면 은행잎 추출물이 치매의 발생이나 진행을 막거나 늦춘다는 점은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인지 기능이 정상이거나 가벼운 인지 저하만 있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들에서 추출물을 먹은 쪽이 치매 위험이 낮아지지 않았습니다.

그중 하나가 기억력 평가 연구(GEM)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3,000명이 넘는 고령 참가자를 둘로 나누어 한쪽은 은행잎 보충제를, 다른 한쪽은 효과 없는 가짜 약(위약)을 중앙값 기준 6년 동안 먹게 했습니다. 그 결과 어떤 종류의 치매든, 알츠하이머병이든 생기는 비율에 두 집단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미 증상이 있다면

이미 치매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은행잎 추출물이 치매 증상에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고, 특히 용량이 비교적 높을 때 그럴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려서 일관된 근거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더 가벼운 인지 저하 증상에 도움이 되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높은 용량’이라는 표현입니다. 이것은 연구에서 관찰된 경향일 뿐이며, 얼마나 먹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자료에는 권장 섭취량이 없으므로 임의로 양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건강한 사람의 기억력은 어떨까

뇌 건강용으로 광고하는 은행잎 제품이 많지만, 건강한 사람의 인지 능력에 실제로 영향을 주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 주제의 연구 상당수가 질이 낮다는 점도 함께 짚어야 합니다. 결과가 좋게 나왔더라도 연구 설계가 부실하면 그대로 믿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광고 문구에 ‘뇌 건강’이라는 말이 들어 있다고 해서 그 효과가 검증되었다는 뜻은 아니므로, 문구와 근거를 따로 떼어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기억력이 걱정된다면 영양제를 고르기 전에 의료진과 먼저 이야기하는 편이 낫습니다.

다른 증상에 대한 근거

불안, 월경 전 증후군, 조현병, 어지럼증 같은 여러 상태에서는 먹는 은행잎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근거가 소규모로 있습니다. 뇌졸중을 겪은 사람의 재활에 쓸모가 있을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는 결론을 내릴 만한 근거가 못 됩니다.

반대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쪽으로 정리된 항목도 있습니다.

구분 연구가 가리키는 방향
치매 예방 효과가 입증되지 않음
치매 증상 용량이 높을 때 약간의 도움 가능성, 결과는 엇갈림
건강한 사람의 인지 능력 불확실, 연구 질이 낮음
불안·월경 전 증후군·조현병·어지럼증 소규모 근거, 결론 못 내림
심장병 예방·고혈압 치료·이명·다발성 경화증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임

먹기 전에 확인할 것

자료 전체를 관통하는 결론은 어떤 건강 상태에서도 은행잎이 도움이 된다고 할 결정적 근거는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영양제를 이미 드시고 있거나 시작하려 한다면 다음을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 먹는 목적이 무엇인지 정리합니다. 치매 예방이 목적이라면 위 연구 결과를 기억해 두십시오.
  • 복용 중인 약이나 치료 중인 질환이 있으면 의료진에게 영양제 복용 사실을 알립니다.
  • 제품 라벨의 성분과 표시 사항을 직접 확인합니다.
  • 먹는 양은 라벨과 의료진의 안내를 따르고, 효과를 기대해 임의로 늘리지 않습니다.

정리

은행잎 추출물 영양제는 치매를 막는다는 기대를 모았지만, 3,000명이 넘는 고령자를 6년가량 지켜본 연구에서도 예방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도움 가능성은 있되 일관되지 않고, 건강한 사람의 기억력에 대해서는 불확실합니다. 어떤 영양제든 보완 수단이지 치료를 대신하지 않으므로, 먹기 전에 담당 의료진과 함께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NCCIH(영양제·보완요법) 자료 (링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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