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시아닌 보충제를 먹은 고령층의 장내 세균은 전체적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장내 세균의 구성에는 작지만 분명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 변화가 기억력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2025년 학술지 Gut Microbes에 발표된 연구의 결과인데, 핵심 세 가지를 차례로 풀어 보겠습니다.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나
안토시아닌은 블루베리 같은 베리류에 들어 있는 색소 성분으로, 플라보노이드(식물이 가진 항산화 계열 물질)의 한 종류입니다. 연구진은 이 성분이 장 속 세균의 구성에 영향을 주고, 그것이 건강에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60~80세 가운데 경도인지장애(기억력·사고력이 또래보다 떨어지기 시작한 상태)가 있거나 심혈관·대사 질환(심장과 혈관, 혈당·체중 대사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 있어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높은 사람 99명을 모았습니다. 참가자는 24주 동안 안토시아닌 캡슐 또는 가짜 약(위약)을 먹었고, 누가 어느 쪽인지는 참가자와 연구진 모두 모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런 설계를 이중 눈가림 무작위 대조 시험이라고 부르며, 효과를 비교할 때 신뢰도가 높은 방식입니다.
장내 세균은 대변 속 세균의 유전자(16S rRNA)를 읽어 어떤 세균이 얼마나 있는지 분석했습니다. 이때 시작 시점의 장내 유형, 체질량지수(BMI), 나이를 함께 고려했습니다.
핵심 1. 다양성은 그대로, 구성은 조금 달라졌다
먼저 알파 다양성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알파 다양성은 한 사람의 장 안에 세균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지를 보는 지표입니다. 반면 베타 다양성, 즉 집단 사이에서 세균 구성이 얼마나 다른지를 보는 지표에서는 보충제를 먹은 쪽에서 크지는 않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확인되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람마다 반응이 달랐다는 점입니다. 연구진은 시작 시점의 장내 유형(엔테로타입, 장내 세균의 큰 구성 패턴)에 따라 반응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 1형: 세균 다양성이 높고 균형 잡힌 유형입니다. 변화는 크지 않았지만 일관되게 나타났습니다.
- 2형: 균형이 깨진 상태에 가까운 유형입니다. 변화의 폭은 더 넓었지만 방향이 일정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보충제를 먹어도 출발점이 다르면 장 속 변화의 양상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전체 평균만 보면 변화가 작아 보여도, 장내 유형별로 나누어 보면 서로 다른 모습이 드러납니다. 이 연구가 집단 전체의 평균보다 개인의 출발점을 함께 살펴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핵심 2. 체중과 나이에 따라 늘어난 세균이 달랐다
체질량지수에 따른 차이도 있었습니다.
| 구분 | 늘어난 세균 |
|---|---|
| 건강 체중인 사람 | Oscillibacter, Ezakiella |
| 비만인 사람 | 박테로이데트(Bacteroidota) 계열 |
여기에 후벽균(Firmicutes) 계열 세균이 일관되게 줄어든 점도 보고되었습니다. 박테로이데트와 후벽균은 장내 세균을 크게 나눌 때 쓰는 대표적인 두 무리입니다.
나이를 네 구간(사분위)으로 나누어 본 분석에서는 구간마다 달라지는 세균이 제각각이었습니다. 연령대별로 뚜렷한 하나의 경향이 있었다기보다는, 구간별로 들쭉날쭉한 변화가 관찰되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핵심 3. 기억력 점수는 달라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일화 기억(자신이 겪은 특정한 일을 떠올리는 기억)으로 인지 기능을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보충제를 먹은 쪽과 위약을 먹은 쪽 사이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또 장내 세균이 달라진 것이 인지 기능 결과를 설명해 주는 연결 고리로 확인되지도 않았습니다.
정리하면 이 연구에서는 장내 세균 구성에는 변화가 있었지만, 그 변화가 기억력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얻지 못했습니다. 연구 대상이 인지 저하 위험이 있는 60~80세 고령층으로 한정되었고 기간도 24주였으므로, 다른 연령층이나 더 긴 기간의 결과로 그대로 확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가 나이, 체중, 장내 유형에 맞춘 영양 접근의 필요성을 보여 준다고 해석했습니다.
참고로 알아 둘 인지 건강의 배경
인지 건강은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 능력을 말하며 일상 활동을 해 나가는 데 필요합니다. 인지 기능의 저하에는 유전, 환경, 생활 습관이 두루 관여하는데, 유전은 바꿀 수 없지만 환경과 생활 습관은 관리할 수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혈압 관리입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 자료에 따르면 대규모 SPRINT MIND 연구에서 수축기 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낮춘 사람들은 경도인지장애가 생길 위험이 줄었습니다. 혈압 관리는 심장뿐 아니라 뇌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혈압 목표는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의료진과 상의해 정하시기 바랍니다.
정리
- 안토시아닌 보충제를 24주 먹은 고령층에서 장내 세균의 종류 다양성은 그대로였고, 구성에는 작지만 의미 있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 변화는 시작 시점의 장내 유형, 체질량지수, 나이에 따라 달랐습니다.
- 기억력 점수는 달라지지 않았고, 장내 세균 변화가 인지 기능 결과를 설명하지도 않았습니다.
이 글은 한 연구의 결과를 소개한 것으로, 보충제 섭취를 권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복용 중인 약이 있거나 기억력이 걱정된다면 먼저 의료진과 상담하십시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2025년 Gut Microbes 학술지 발표 연구, NIA(미국 국립노화연구소) 자료 (링크 없음)



